9/23/2026

30년간 사주감명 받아본 후기

사주명리란?

사주명리에 따르면, 사주는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우주로부터 부여받은 운명의 암호라고 합니다.
여덟 글자는 한 사람의 생애를 담고 있는 코드이자 지문으로, 생년월일시에 따른 개인의 특징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주명리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한 사주를 가지고 있으며, 명리학적 연구를 통해 성격과 기질에서부터 인간관계, 진로 등 삶의 전반적인 흐름까지 헤아릴 수 있다고 봅니다.

30년간 사주감명 받아본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

[20대]

처음 직장을 다닐 때 직장 부근에 전통시장이 있었습니다. 그 주변에 점집이 꽤 많았는데, 대부분 50~60대 여성분들이 운영하는 철학관이었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꿈 많은 시절이었고, 직장 동료들은 또래가 많았습니다.
긴 휴일을 앞두고는 동료들과 사주팔자(철학관)을 보러 자주 다녔습니다.
여러 곳을 다녀봤는데 이야기하는 내용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저는 대체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혼은 늦게 해라.'
'군인 사주다.'
'남자 사주다.'
'부모덕이 없다.'

친구는 저보다 훨씬 좋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집안이다.'
'일정한 재물이 있다.'
'수단이 좋다.'
실제로 친구의 아버지는 CEO였고 집안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지금도 잘 살고 있고 금융권에서 승진하며 직장생활도 잘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큰 틀에서는 어느 정도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도 늦게 했고,
군인은 아니지만 칼각처럼 각 잡힌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남자 같은 면도 많습니다.
형제들이 많다 보니 부모의 관심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제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들었던 말들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가 됩니다.

[30대]

오랜 시간이 흘러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고, 결혼을 하면서 사주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사주에서 말하는 내용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포괄적인 이야기이기도 했고, 와닿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은....
부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고, 나 역시 그냥 융통성 있게 넘어가면 될 일을 굳이 따지고 비판하면서 스스로를 힘들게 했습니다.
남편은 사회통념상 모자란 부분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특히, 재물쪽으로…재물쪽으로 모자라니까 장점도 안보임)

돌이켜보면 30대는 제 인생에서 어둠의 터널 같은 시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도 만나기 싫었고, 점점 뭐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하루가 이틀처럼 길게 느껴질 만큼 힘든 날들이 계속됐습니다.
너무 힘든 상황에서 뭐라도 기대고 싶은 마음에 여러 의지처를 찾다가 검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나는 왜 이럴까?'
'왜 건강하지 못할까'?(설기)
'남편은 왜 저런 걸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조금씩 알아가고 연구도 하면서 제가 사주와 역학에 관심을 가진 지도 어느덧 15년이 넘었습니다.
차근차근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너무 알고 싶은나머지 기초부터 알아가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당시 읽었던 책으로는

"김동완의 사주명리학 초보탈출"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이을로 "멀대도사의 사주팔자이야기"

손석우 "육관도사의 풍수,명당 이야기"

정재권 "바독의 현대사주학, '고서를 버려라'1, 2
" 등이 있습니다.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는 사주의 역사, 사주와 함께한 한국의 역사이야기가 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기초를 재밌게 읽고 응용을 하면서 나름 점점 쌓여갔던거 같습니다.
아직 모르는게 더 많긴 하지만 말입니다.

나름대로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이해하고 환경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남편복이 없고, 부모덕이 부족해 자수성가하는 사주라는 해석도 있었고, 나를 짓누르는 힘(편관)이 강한 동시에 그것을 헤쳐나가는 힘도 있는 사주라고 하더군요.
꼼꼼함과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 보니 첫 단추를 잘못 끼워 고생하는 유형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래서 내 운명이 그랬구나.'

지나온 일들이 하나씩 퍼즐처럼 맞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원래도 식상관과 비겁이 강하고, 관성이 충으로 부서지는 구조였으며 20~30대의 운 역시 식상관과 비겁의 기운이 강하게 들어왔습니다.
물론 이것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시기에 성취해낸 일도 많았으니까요. 지금이라면 못할 일들…젊을때나 가능했었던 일들…
다만 활동하고 추진하고 성과를 내는 힘은 강했던 반면, 개인적인 삶에서는 힘든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40대

본격적으로 사주감명을 많이 받아본 시기. 30대 후반 40대 초반.
사주에만 200만원정도 결재했던것 같습니다. 온라인 사주가 발달해서 가능한 이야기이죠.

40대에는 조금 나은 운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지나고 보니 크게 나아졌다고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내려놓은 것이 많았습니다.
너무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상황이 되는 대로 살았습니다. 할 수 있으면 하고, 안 되면 안 하고, 조용히 지냈습니다.
20~30대에는 무엇이든 너무 애쓰면서 살았다면, 40대에는 더 이상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중 나이를 먹으면서 젊었을 때의 혈기도 조금씩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기만성형, 자수성가형, 말년에 운이 올라간다는 사주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것은 돈이 많이 생기거나 사회적 위치와 지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의 용신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재성이 용신인데 재성운이 오면 돈을 많이 벌거나 좋은 여자(남자의 경우)를 만나겠지요.

저는 용신이 인성과 비겁이어서 그런지 오히려 활동력이 줄어들고 조용해졌다고 할까요.
추진력이나 활동력, 성과를 내는 힘은 오히려 식상관이나 비겁의 운이 들어왔을 때 더 활발했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인성의 운이 들어오면서 젊었을 때처럼 크게 요동치기보다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내가 살아온 것을 돌아보게 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예전에는 남의 눈을 많이 의식했습니다.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려고 합니다.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그것을 남길 수 있다면 남기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말년의 운이 좋아진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돈이나 지위, 성공뿐 아니라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젊었을 때는 몰랐던 나 자신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것.
그리고 남의 목소리보다 내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는 것.
운이 좋아진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 맞습니다.
모두 가질 수 없는 법칙은 사주에도 적용이 됩니다.

인성이 좋아지면 상관이 약해지고 재성이 좋아지면 인성이 약해지고 하나를 얻으면 하나가 약해지는것은 이치이죠.

나의 결론
사주에 기대지 않고 맞춰가지 않습니다.
응용하면서 좀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려고 할때 공부할 뿐입니다.(인성용신)
운이 나아진다=반드시 돈이나 지위가 아니라 삶의 방향과 내면의 변화일 수 있다.